가족상담

부부 싸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2023. 8. 29. 00:08

 

창가에 커다란 감나무 두 그루가 있다. 

  심은지 얼마나 됐다고~  계절의 마술에  걸려 큼직하고 먹음직스러운 감이 가지가 휘어지게 주렁주렁 열려서 고운 감색(?)으로 열심히 물들어 가고 있다.

 

  문득 그 옛날 학창 시절 수학 여행 때 남쪽 어느 시골마을을 지나며??주렁주렁 열린 감나무에 놀라워 소리치고, 신기해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도시생활만 해온 나로선 지금 보이는 이 광경도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행복감에 젖게 한다.

  창가에 앉아 진한 커피와 베이글을 먹으며 무지 우아한 듯 감나무를 감상하는 것 같지만 실은 감을 노려보며 체면상 가서 따지는 못하고. 
  ‘언제 떨어지려나, 누가 다 따가기 전에 내가 먼저 맛을 봐야 하는데… ’

  침을 꼴깍 삼키는 건 본능 아닐까?

  암튼 조경을 너무도 잘해준 아저씨들께 감사 감사한다. 

  얼마 전 남편과 크게 다툰 적이 있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원인은 참 우스운 거다.

  딸이 어디서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주워왔다. 너무 애기다. 목욕을 시키고 사료를 사다주며 애지중지 자기 방에다 갖다놓고 키운 것을, 동물을 극히 싫어하는 남편이 본 것이다.

  남편은 노발대발 도둑고양이 당장 가져다 버리라고 난리가 났다. 난 딸 편에서 함께 성토를 했고, 남편은 더욱 격분했다.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가 왜 싫은가?” 와 “무조건 싫다.”의 대결. 

 

  부부의 갈등은 늘 자기가 옳다는 것에서, 양보를 안하는 것이다. 
  져 준다는 것은 자신이 무너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정작 원인은 어디로 가고 과거의 참고 있었던 오만가지가 다 나오기 마련이다.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당신은 나 같은 여자 만난 것을 고마워 해야 해! "

  이 무슨 교만인가? 돈 한번 벌어본 적도 없고  남편 그늘에서 아이들 키우며 살아온 것밖에 없는데… 하지만 큰소리는 쳐야한다. 
  그럼 남편은 지지 않고

 

  “당신이야말로  나 말고 다른 놈한테 갔어봐. 아마도 한 달도 못 살고 소박 맞았을 거야 ! 나니까 데리고 살았지.”

 

  하며 응수한다. 

  하긴 별로 똑똑치 못하고 실수투성이인 나 자신을 너무 잘 알기에 속으로 ‘그건 그래.’ 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질수는 없는 터라  더 큰소리로 떠들어야 한다.

  싸움이니까.  이유도 모르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서로의 나 잘났다며 소리치는 그 부분들이 바로 우리의 가정을 여기까지 이끌어온, 이끌어갈 힘이 아닐까? 

  “나 같은 여자 고마워 해.” 라는 것은 그만큼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고

  “데리고 살아준 거 고마워해.” 라는 것은 그만큼 희생하고 배려하며 봉사했다는 말이다. 

  그건 각자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말이다. 

 

  싸울 때는 이성을 잃고 서로의 안 좋은 부분을 할퀴며 일부러 가시처럼 찔러야 속이 시원할 것 같이 인사불성이 되지만, 그래서 영원히 안 산다면 모를까, 아이들 때문이라도 사는 날까지는 얼굴 마주보며 의지해야 하는 것이 부부인데 서로 잘났다고 할 때,

  “그래 맞아! 당신 덕이야.”,  “그래, 맞아! 당신 정말 수고했어!” 

  그때는 마음에 내키지 않고 정말 어렵고 힘든 말이겠지만, 서로의 역할을 인정해주고 다시 한 번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워준다면 그 수습이 빠를수록 지혜롭고 현명한 부부요, 화목한 가족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부부는 하나가 되어야 하고, 죽는 날까지 서로를 존중하며…”

 

  라던 결혼서약은 잊고 살지만, 살다보니 어차피 많은 세월은 갔고 아이들은 어른이 되가는데 굳이 따지며 살아간들 무슨 이익이 있을까? 

  훗날 나이들어 누군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날 때, 

  “그래, 그래도 당신 때문에 행복했어.” 

 

  라고 서로에게 말해 줄 수 있다면 그나마 한평생 살아온 우리의 시간과 인생이 덜 억울하지 않을까?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나의 일생이 되는 것이니까. 
아무리 현재의 갈등이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좋았던 순간들은 있을 터인데, 당신 때문에 행복했던 그때를 추억하며 결혼 서약으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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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할때나 가난할 때나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오늘부터 죽는 날까지 

항상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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